계간 인간과 문학/인간과 문학 수상자

[인간과문학 2018년 가을호, 신인추천 / 시부문 당선작] 가을 밥상 - 김국애

신아미디어 2018. 12. 13. 14:31

본지는 신인상 공모와는 별개로 신인 추천제를 시행합니다. 지난 날 우리 문단은 도제식 창작교육과 문예지 추천을 통해 역량 있고 참신한 문인들을 배출해왔습니다. 다년간 존경받는 스승 밑에서 시인·작가의식과 창작방법론을 수련하여 진정한 시인·작가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합니다.




가을 밥상    -   김국애


밥상 위에 떨어진
밥알 한 톨을
핏방울이라던 어머니
다듬던 푸성귀 버리려던
쓰레기도
다시 헤쳐 골라낸
푸른 것 한 잎을
농사꾼의 눈물이라던 어머니


알알이 여물기도 전에
태풍 몰아닥치면 어쩌나
어머니 가슴이 먼저 탔다


눈물로 비를 빌며
뜬눈으로 새우던 밤
오늘 아침
기름진 가을 밥상






신인추천 / 당선소감


  아름다운 시인이 되는 꿈

 

   내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림 같은 세상, 움직이는 것들과 소리 내는 것들.
   그들과 소통하며 살고 싶었습니다.
   시! 이것은 멀리서 펄럭이는 제 깃발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딸이 글을 쓰며 살기를 소원하셨습니다.


   시인이 되었습니다. 아버지, 기뻐해 주십시오.


   시를 쓰도록 이끌어 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제게 시인이라는 이름을 주신 《인간과문학》에 감사합니다.
   이제 더 마음 놓고 열심히 시를 사랑하겠습니다.
   이제는 아름다운 시인이 되는 것, 이것이 제 남은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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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추천 / 심사평


   봇물처럼 넘치는 신명과 열정


   김국애 작가가 《인간과문학》을 통해 바라던 시단에 오르게 되었다.
   그는 2009년 월간 《창조문예》를 통해서 수필 신인상을 받아 10년 가까이 수필가로 활동해 왔다. 그리고 동시에 10년 가까이 시를 공부해 왔다.
   김국애 작가에게는 남다른 신명과 열정이 있으며, 봇물처럼 넘치는 이야기들이 있다.
   수필이든 시든 문학이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으므로 까다롭게 분리하여 생각할 일은 아닐 것이다. 걷다가도 마음이 경쾌해지면 춤을 추듯 가볍게 걸을 수 있고, 춤을 추면서도 앞으로 계속 진행한다면 걷는 것과 같다.
   그러나 동시에 모두 표현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표현하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시는 절제와 암시의 문학이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기 바란다. 이제 첫걸음이다. 꾸준히 걷다 보면 반드시 가고 싶은 곳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추천심사위원 : 이향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