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 신인상 당선자
박영란 : 나오시마 프로젝트
-버려진 섬+건축가 안도다다오+그림&주민=나오시마 프로젝트
심 사 평 ‘새로운 만남’과 ‘눈뜸’이 있는 색다른 기행문 지구촌 시대를 맞아 많은 사람이 해외여행을 떠나고 있고, 이에 발맞추어 요즘 부쩍 늘어난 TV 채널마다 여행 관련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제작하고 있다. 이번 호에는 ‘신춘문예’ 출신이고 수필집 2권을 상재한 바 있는 박영란 작가가 ‘여행작가’ 검증을 받기 위해 응모했다. 심사위원 전규태, 서정환, 정선모, 김선주 당 선 소 감
: 《전북 중앙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에세이문학》등단, 《에세이스트》 신인 평론가 수상, 월간《문학도시》 취재기자, 부산문인협회회원, 수필집《바람이 데려다 주리》, 《랄랄라 수필》.
그런 추세 때문인지 ‘여행작가’를 꿈꾸는 이들이 매우 많다. 본지는 여러 분야에서 신인들을 가려 뽑아왔다. 그중에는 이미 문단 활동을 하고 있는 소설가, 시인은 물론 서예가, 화가들도 있다. 그만큼 본격적이고 전문적인 ‘여행작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져서 반갑고 고무적이다.
여행이란 새로운 만남을 위해 떠나는 것이고, 그 여정旅程을 통해 또한 ‘새로운 눈뜸’을 하게 되고, 이를 통해 ‘나 아닌 또 하나의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응모작 <나오시마 프로젝트>는 일본의 아주 작은 섬에 가서 ‘외모만 재생된 섬이 아니라 성격과 개성이 느껴진 섬’임을 느끼면서 “그냥 던져진 삶의 구석구석까지 스며들고 있다는 여지”를 새로이 발견한 기행문이다. 스스로 비유했듯이 “의식과 생각을 흔드는 바람”같이 색다른 여운을 안겨주며 작가가 느낀 “내 존재가 사라져버린 듯한 부재감”을 독자도 함께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여행을 통해 안도 다다오라는 건축과 미술을 온몸으로 느끼고 온 작가의 시선이 신선하다.
독자들은 기행문을 통해 단순히 여행지의 정보를 얻고자 하지는 않는다. 여행을 통해 작가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인식하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낯선 풍경을 보고 색다른 문화를 체험하며 인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작가를 통해 독자 역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탄탄한 문장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기행문을 쓰는 작가의 등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앞으로 여행작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
나를 규정해 보면 대체로 느슨한 편은 아니다. ‘시간이 없다, 시간이 아깝다’라는 의식에 많이 놓여 있고, 시간에 많이 얽매여 있다. 뭔가를 끊임없이 해야 직성이 풀리는 유형이지만, 생각해 보면 부지런함보다는 부족함에서 오는 강박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여행은 한가로움을 허용한다. 나에게 어떤 요구도 의무도 잠시 방임해 두는 시간이다. 모든 일상과 나의 삶의 방식에서 일탈해 보는 자유를 가져보면 묘한 리듬이 살아난다. 여유라 해도 좋다. 누구의 아내, 엄마, 친구 그런 관계들이 사라지고 오로지 내 존재만을 의식하는 매 순간이 있다. 하지만 그 의식의 밑바닥에는 글이라는 끄나풀이 늘 나풀거린다. 틈틈이 메모를 하고, 구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본다. 아마 그것이 《여행작가》로 이끈 장본인이지 않을까 싶다.
여행과 글이 잘 맞는 호흡을 할 때 여행은 깊어진다. 깊어진다는 것은 혼자 즐거워할 수 있는 시간과 이해를 가진다는 것이다. 여행이 단순히 어딜 갔다 온 행선지의 이동이 아니라, 끊임없이 공부해야 할 텍스트가 된다는 것-역사와 문화, 종교, 신화와 지리…그 무궁무진한 영역을 조금씩 새롭게 알아간다는 것-그것은 여행의 또 다른 기쁨이다. 여행작가는 그 기쁨을 즐기며 최선을 다해야 하리라.
그런 본분을 안겨준 잡지 《여행작가》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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