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 신인상 당선자
김나현 : 설국에서 그대에게
심 사 평 우리의 삶이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삶의 길목에 만남이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만남 여하에 따라 저마다 삶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여행도 그와 같다. 여행이란 일상을 떠나 낯선 곳으로 길을 떠나며 새로운 만남을 하고, 거기서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며 이를 자기화 곧 ‘체화’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나그네 길’이라고 하지 않던가. 심사위원 전규태 서정환 정선모 당 선 소 감
2004년 <수필과비평>으로 등단, 제1회 경북 포토에세이공모전 입선, 제1회 천강문학상 동상, 수필집 <바람의 말>, 시집<달하>, 월간 <문학도시> 취재기자, 아동복지 교사, 부산문인협회, 수필과비평작가회의, 사진그룹 <나인> 회원으로 활동.
그런 시점視點에서 이번에 응모된 작품 가운데 강민지의 <폐허, 그리고 당신>과 김나현의 <설국에서 그대에게>는 그러한 만남의 소산이다. 이 두 작품은 눈여겨보거나 애써 생각하거나 또는 상상의 나래를 펴지 못하면 미처 보거나 느끼지 못할 느낌들을 그런대로 잘 담아놓았다.
기행문이 문학적 창작성을 지닌 기행문학으로 발돋움하려면 여느 장르의 창작처럼 언어의 연관성으로 이어지는 텍스트화로 의미 형태가 이들 기행문처럼 새로운 방향芳香이 풍겨야 한다.
강민지님의 작품 <폐허, 그리고 당신>은 여행을 통해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을 탁월한 묘사로 그려내고 있다. 백제의 정림사지를 돌아보며 스러져간 백제의 흔적을 더듬지만 종내는 그 발걸음이 자신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과거를 되찾아 내게 도달하고픈 욕망과 나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한 지 오랩니다.’라고 토로하는 가운데 찬란했던 백제의 영화와 ‘치열한 밥벌이에 밀려 청춘이 포속포속 흩어져 간다고 애달파하던 당신.’에 짙은 연민을 느낀다. 물론 여기에서 ‘당신’은 작가 자신이다. 폐허와 지나간 시간을 절묘하게 대비시키는 작가의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김나현님의 작품 <설국에서 그대에게>는 북해도를 여행하며 ‘풍경 눈뜸’을 통해 색다른 착상을 보여주어 좋았다. 더군다나 서간체로 씌어져서 한결 더 친근감을 독자에게 느끼게 해준다. 앞으로도 계속하여 그런 새로운 시도를 해주기 바라며, 견문기적 기행문에 그치지 않고 보다 감성적인 글을 쓰게 되기를 바란다.
이번 등단을 계기로 두 분 모두 새로운 감동과 창출을 위해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글, 또는 ‘스토리텔링’등 기법을 원용하여 뭔가 ‘보여줌’이나 ‘던짐’이 있어 또 하나의 나를 발견할 수 있는 눈을 뜨게 된다면 ‘길 밖을 떠도는’그런 단조함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두 분의 문운文運을 빈다. 《여행작가》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작가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하고 싶던 일을 할 수 있는 행복감은 큰 듯합니다. 수필로 신인상을 받을 때보다 마음이 더 설렙니다. 수상 연락을 받고 생각할수록 가슴이 울렁거리는 증상이 지속되는 걸 보면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그 상이 갈망해 온 ‘여행작가’ 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는 것이라 잔잔한 흥분이 입니다.
여행을 다닐 때에 메모할 수첩보다는 카메라를 챙겼습니다. 그 처음 목적은 단순히 피사체를 저장하는 게 아니라 수필 소재를 담아두겠다는 의도에서였습니다. 시일이 지났을 때 찍어둔 사진을 꺼내보면 당시의 감흥이 수필을 쓰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생각이 차츰 바뀌어서 사진은 사진으로 한 몫을 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찍어 온 사진을 이제 나 혼자 보지 않고 두루 나눠볼 수 있겠구나 하고 즐겁습니다. 그리고 여행 다닐 때 좀 더 주제의식을 가지고, 들여다보고 담아 오지 싶습니다.
미흡한 게 많지만 성실한 자세로 임할 것임을 자신과 다짐합니다. 생생한 사진에 곁들인 여정을 독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제 꿈을 이뤄준 《여행작가》 여러분께 한없이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덕분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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