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월간 여행문화(여행작가)/여행작가 신인상 수상자

[『여행작가』 2014년 3 · 4월호 신인상 당선자] 일석오조一石五鳥 - 김용섭

신아미디어 2014. 3. 10. 23:46

『여행작가』 신인상 당선자

    : 김용섭 - 일석오조一石五鳥


   경북영덕출생/해군사관학교 졸업, 조지워싱턴대학원 수료, 아주대경영대학원 졸업, 공무원 17년(LA총영사관 영사, 주미한국대사관 1등서기관, 중앙정보부 심의관 등 역임/대우 20년 봉직(회장비서실, 대우자동차부사장, 인력개발원장, 대우정보시스템 사장 등 역임)/레고코리아 회장, 용인대학교 겸임교수, YTN 사외이사/현)대성산업(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1992년, ≪월간 에세이≫ 에세이스트, 2007년 ≪문학마을≫ 신인소설상 수상.

 

심 사 평

 

자신과 만나는 귀한 여정, 여행 
   ‘글은 곧 사람’이라는 관용구가 있듯이, 글의 본질은 바로 글 쓰는 사람 자체인 것이다. 글은 글쓴이의 인생관, 세계관 또는 가치관을 투영해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우리의 기행문단도 보다 참신한 작가가 요구되고 있다.
   이제 기행문도 한낱 견문기가 아닌, 하나의 문학적 작품이 되어야 한다. 실제로 보고 들은 것은 물론 겪었던 일들을 픽션의 옷을 입혀 스토리텔링도 해야 하고, 시처럼 상상의 나래도 펴기도 하면서 감성적인 여행기를 써야 한다. 여기에 보다 깊이 있는 작품이 되려면 철학적, 인문학적 접근도 필요하다. 따라서 이상적인 여행작가는 장르를 넘나드는 이른바 ‘인터디시플리나리(interdisciplinary)’해야만 된다. 그리고 ‘예제적芸際的’이어야 한다.
   이번 응모작 중, 그런 가능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는 분들의 작품을 선정하였다. 이미 문단에 등단하여 한 분은 소설분야에서, 다른 한 분은 시 분야에서 왕성한 창작을 하고 있는 기성문인 가운데에서 찾게 된 것은 퍽이나 반가운 일이다.
   여행은 여정旅程에서의 만남, 그리고 그 만남을 통해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김용섭 소설가의 기행문 <일석오조一石五鳥>는 인터라켄에서 한 청년과의 감동적인 만남을 통해 여행의 참 의미를, 그리고 허은화 시인의 시 <떠나다>와 <쉼표>에서는 해맞이 여행을 통해서 각각 떠남과 만남, 그리고 상처와 치유의 의미를 나름대로 옹글게 건져내고 있어 여러 응모작 중 당선작으로 뽑았다. 여행은 낯선 풍경을 만나고, 낯선 이들을 만나고 궁극적으로는 자신과 만나는 참으로 귀한 여정이다. 이러한 점에서 김용섭 소설가와 허은화 시인의 문학적 여정이 더욱 주목된다. 앞으로 여행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전규태, 서정환, 정선모

 

 

당 선 소 감


나는 자유를 여행한다

   나는 자유여행을 한다.
   내가 모르는 사람들, 나와 다르게 생긴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서다,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고, 왜 그렇게 살고 있으며, 어떤 가치를 느끼며 살고 있는지가 궁금해서다.
   자유여행은 번거롭다.
   자유여행은 어리둥절하고 답답하고 때로는 두려움에 처하기도 한다.
   자유여행은 정통 여행 코스에서 벗어나 있게 마련이라 남들이 다 보는 명소를 놓치기 일쑤다. 

 

   1960년 가을,
   대문호 펄 벅 여사가 열차편으로 경주로 가던 중, 시골 농가의 감나무 가지 끝에 감이 달려 있는 걸 보고 동행인 기자에게 물었다.
   “따기 힘들어 그냥 둔 거냐?”
   “겨울새들을 위해 남겨 둔 것이다. 까치밥이라고 한다.”
 라는 기자의 대답에 그가 탄성을 질렀다.
   “한국에서 보고 싶은 게 바로 저런 거예요. 고적이나 왕궁이 아니에요.”

 

   인터넷에서 읽은 에피소드다. 

   펄 벅 여사의 탄성, 내 자유 여행의 모든 문제점과 의구심에 대한 위로다.

 

   망팔십望八十의 나이에 <여행작가>라는 멋진 타이틀을 얻었으니, 영예로운 덤이다 싶다.   다만, 나의 주관적 시선과 감각과 해석이 여행기로서 가치가 있을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