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택님이 소년문학에서 알쏭달쏭한 우리말을 시원~~하게 설명해주십니다.
껍질과 껍데기의 차이는 무엇인지? 고명딸의 의미는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명확하게 모르는 우리말.... 기본이 쌓여서 큰 산을 이룹니다.
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 껍질과 껍데기
중·고등 학생들이 애송하는 시 가운데 장 콕토의 <귀>가 있다.
‘나의 귀는 소라 껍질 / 바다 소리를 그리워하오.’
번역시에 따라서는 ‘소라 껍질’을 ‘조개 껍질’이라 한 것도 볼 수
있는데, 여기에 쓰인 ‘소라 껍질’이나 ‘조개 껍질’의 ‘껍질’은 문제를
안고 있는 말이다. 왜냐하면, ‘껍질’이란 ‘사과 껍질 / 복숭아 껍질’
과 같이 ‘딱딱하지 아니한 무른 물체에 한살이 되어 전체를 싸고
있는 질긴 물질의 켜’, 곧 ‘포개어진 물질의 층(層)’을 이르는 말이
기 때문이다. 따라서 ‘껍질’이란 ‘소라’ 나 ‘조개’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오히려 ‘껍질’ 아닌 ‘껍데기’가 어울리는 말이다.
‘껍데기’란 ‘달걀이나 조개 같은 것의 겉을 싼 단단한 물질’, 또는
‘속의 것을 빼내고 겉에 남은 것’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소라’나
‘조개’의 살을 싼 겉은 ‘소라 껍데기’, ‘조개 껍데기’라고 해야 바른
말이 된다. 그러니까 앞에서 인용한 장 콕토의 시에서는 ‘나의 귀
는 소라 껍데기 / 바다 소리를 그리워하오.’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
된다.
해수욕이라도 가서 바닷가에서 줍는 것은 ‘조개 껍질’이 아닌 ‘조
개 껍데기’이다. 더구나 이것은 속살이 없는 패각만이니 더욱 ‘조개
껍데기’라고 해야 한다.
‘조개 껍데기’가 들어가 이루어진 좋은 속담이 하나 생각난다.
‘조개 껍데기는 녹슬지 않는다.’는. 이것은 천성이 선량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악습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다.
또 ‘조개 껍데기’는 달리 일러 ‘조가비’라고도 한다. ‘조갑지’나 ‘조
개피’는 사투리라는 것도 알아두자.
☞ ‘고명딸’인가 ‘양념딸’인가
요즘은 ‘아들·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세상이라
서 외아들이나 외딸을 둔 가정이 점점 늘어나는 형편이어서 무남
독녀 외딸이란 말은 듣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옛날에는 오늘과는 달리 자식들이 제 먹을 것은 제각각
타고난다면서 많은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
다.
그런 시절에 아들 많은 집의 외동딸은 ‘고명딸’이라고 일컬었다.
‘고명’이란 말이 음식의 빛깔이나 맛을 돋우기 위해서 음식 위에
보기 좋게 뿌리거나 얹어 놓는 양념류를 통틀어 일컫는 말인 것을
생각하면 사내들 틈에 양념으로 둔 딸이라 하여 ‘양념딸’이라고도
불렀음을 알 수 있겠다.
그러나 ‘양념딸’은 표준어로 인정을 못 받고 ‘고명딸’이 표준어로
인정되었다.
‘네 형제를 가진 집의 고명딸’이라든가, ‘고명딸을 밖에 내보낸
어머니처럼 마음을 놓지 못한다.’는 말이 전해오는 것을 보면 고명
딸이 얼마나 귀여움을 받았는가 가히 짐작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고명딸’과 ‘외동딸’은 어떻게 다를까?
물론 ‘외동딸’에는 ‘고명딸’의 뜻도 있지만, 무남독녀라는 뜻이 더
강하기 때문에 완전동의어라고 할 수는 없겠다.
여기서 잠깐 ‘고명’에 대한 몇 가지 상식을 알아보자.
앞에서도 말했듯이 고명은 음식의 빛깔·모양을 좋게 하고 식욕
을 돋우기 위하여 음식 위에 뿌리거나 얹어 놓는 것을 통틀어 일컫
는 말로 알고명, 완자, 황과채, 석류, 배, 대추, 유자, 은행, 밤, 호두,
실백, 깨소금, 잣가루, 고추, 미나리, 당근, 파 따위로 만든다.
강대택 선생님 -------------------------------------------------------------
∙ 1991년 ≪아동문예≫ 작품상, ≪아동문학연구≫ 신인상으로 등단.
∙ KBS전주방송 <어린이글짓기지도> 4년, <전라칼럼> 1년 출연.
∙ 전북일보 <알쏭달쏭 우리말> 칼럼 4년 연재.
∙ 한인현글짓기지도상, 한국청소년문화상 본상 수상.
∙ 저서 : ≪교육에 희망을 걸고≫(1, 2), ≪등나무의 노래≫, ≪강대
택의 한국어 산책≫(1, 2, 3), 시평집 ≪짧은 시 긴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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