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공낭자와 가라사대 동자 논술 이야기 33
논제의 바른 이해가 논술의 첫 단추
동자님! 논술을 잘 쓰려면 논제를 바르게 파악해야 한다고
하는데 무슨 뜻인가요?
그래요.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했어요.
논술에서 ‘논제 파악’과 ‘제시문 분석’은 논술의 방향을 결정하는
나침반입니다. 논술에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면서 핵심입니다.
논제는 ‘논의해야 할 과제’라는 뜻으로 ‘무엇에 대하여 쓸 것인
가?’를 안내하는 역할을 합니다.
가끔 논제로 제시된 문장이 길고 복잡하여 출제자의 의도를 파
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논제와 동떨어진
글을 쓰게 되고, 채점자로부터 문제를 해석할 능력이 떨어진다 거
나 독단적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따라서 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논술의 방향을 결
정하는 시금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논제를 잘 파악할 수 있을
까요?
논술에서 제시문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
다. 대부분의 논제는 제시문이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논술은 논제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제
시문에서 추출하고 거기에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펼치는 것입니
다. 이때에 심도 깊고 폭넓은 배경지식은 제시문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 종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사과를 실컷 먹은 후 “복숭
아가 참 맛있다.”라고 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제시문에 나타난 핵심
적인 내용과 문제의식을 논제와 연관시켜 논술을 해야만 올바른
방향의 논술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철희가 민영이에게 물건 옮기는 일을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민
영이가 철희에게 무엇을 도와줘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이 종이
한 장을 선생님께 갖다 드려야 하는데 같이 들자. ‘백짓장도 맞들
면 낫다’고 하잖아.”라고 말했습니다.
철희의 말처럼 백짓장도 두 명이 드는 일이 있을까요? 종이 한
장을 두 명이 드는 일은 없겠지만 논술을 할 때엔 백짓장을 두 명
이 들자고 주장하는 어린이가 적지 않답니다. 그 이유는 제시문의
논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논술 문제에는 ‘독서를 많이 하자.’, ‘패스트푸드를 적게 먹자.’
등과 같이 주제를 직접 주는 경우도 있지만, 제시문을 주고 내용을
이해한 다음 주제를 파악하여 논술을 하라는 문제도 있습니다.
따라서 ‘독서를 많이 하자.’처럼 논술의 주제를 바로 알면 주제에
맞게 논술을 전개하면 되지만, 제시문을 파악하여 쓰라고 하는 문
제에서는 제시문의 뜻을 바르게 파악하지 못하면 논술하는 방향이
엉뚱하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제시문을 파악하여 논술하는 문제에서는 제시문의 뜻
을 바르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제시문을 바르게 파악하지 못하면 논술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나
는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여러분도 다음 제시문의 공통된 뜻을
찾아 주제를 생각하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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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제시문에 있는 두 속담의 뜻을 파악하여 여러분의 의견
을 쓰시오.
제시문 ―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 벽에도 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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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속담 뜻을 그대로 믿는 어린이가 있을까요? 새와 쥐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벽에도 귀가 있어서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고 믿
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음과 같이 논술한 어린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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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은 참 무섭다. 과학이 발달하다 보니 이제는 새도 사
람의 말을 알아듣고 쥐도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벽에도 귀가 있어서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고 하
니 정말 무서운 세상이다. 우리는 정말 말을 조심해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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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조심해서 해야겠다는 주장은 맞겠지만, 말을 왜 조심해서
해야 하는지 근거는 전혀 엉뚱합니다. 이 글을 쓴 어린이는 과학의
발달로 새와 쥐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벽에도 귀가 있어서 사람
의 말을 알아듣는다고 이해하여 쓴 것입니다.
위의 제시문을 이해하는 방향에 따라 글을 쓰는 방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하나의 예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여러분도 다음 제시문의 뜻을
이해하여 주제를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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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속담의 뜻을 파악해 여러분의 의견을 논술하시오.
여러분이 겪은 경험을 예로 들어도 좋습니다.
―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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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의 속담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의 뜻을 ‘악어에게
물릴까 봐.’라고 이해하였다면 어떤 방향으로 논술을 해 나갈까요?
‘돌다리가 무너지면 악어에게 물릴지도 모르니 돌다리를 두드려
보고 무너지지 않는지 확인하고 건너자.’라고 쓸 것입니다.
그러나 속담을 바르게 해석하였다면 ‘어떤 일을 할 때에는 실수
가 없도록 잘 확인하여야 한다.’로 주장할 것입니다.
이렇듯 제시문의 뜻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논술의 방향도
바르게 될 수가 없습니다. 제시문이 있는 논술 문제에서는 제시문
을 바르게 파악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제시문을 바르게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려면 교과서에서 주제를
찾는 학습을 할 때 스스로 찾아보아야 합니다. 독서를 많이 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 다음 글은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 알아보세요. 주제를 바르게
찾았다면 제시문 파악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어린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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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잖은 선비가 푸줏간에 들어갔습니다. 그 선비는 “고기 한 근만
주시게나. 이 서방.”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푸줏간 주인도 덩달아
“네, 알겠습니다.”라며 공손하게 대답했습니다.
바로 뒤에 심술쟁이 선비가 푸줏간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선비는
“고기 한 근만 내놓아라, 이놈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푸줏간 주
인은 “네,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심술쟁이 선비가 “아니 그
런데 저 양반 고기는 많고 내 고기는 왜 이렇게 적은 거야! 눈이 어떻
게 됐느냐, 이 백정 녀석아!”라며 화를 냈습니다.
주인이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저 어른의 고기는 이 서방이 자른
것이고, 영감님 고기는 백정 녀석이 잘랐기 때문이지요.” 라고 대답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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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 보겠습니다.
논술은 이해, 사고, 표현 순으로 써야 합니다.
논술을 할 때, 어린이들이 논제(논술 문제)를 바르게 파악하지
않아 방향이 엉뚱하게 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논제를 바르
게 이해하여야 합니다.(이해력)
그 다음 논제를 어떤 방향으로 쓸지, 어떤 주장을 펼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등을 생각합니다.(사고력) 마지막으로 문단을 어
떻게 구성하고, 무엇을 담을 것인지 등을 생각하며 써 나갑니다.
(표현력)
이처럼 논술을 할 때에는 ‘이해력―사고력―표현력’의 순으로
해 나가야 됩니다.
안 도 선생님은 --------------------------------------------
∙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전북지회장.
∙ 전북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
∙ 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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