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앙증맞은 생명들 좀 보아
아, 땅을 뚫고 올라오는 연홍빛의 작은 싹들이 아닌가.
저 앙증맞은 생명들 좀 보아.
가슴이 벅차올라서 나는 혼자 흐흐 소리내어 웃었다.
생명이 주는 충만한 기쁨과 감동이었다.
감히 그런 꿈을 꾼다. 이 작품집이, 혹은 어느 한 작품이라도 세상 어느 곳에 가서 누구에게, 단 한사람에게라도 저 새싹처럼 그런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이 작품들을 쓰는 내내 내가 앓았을 고통과 허무와 외로움이 보람으로 몸바꿈하게 될까. 이 시대에도 미욱스런 나는 여전히 그런 꿈을 꾸고 있다. 세상과의 관계들이 시시하거나 너무 숭고해서 선뜻 다가가기 어려울 땐 나는 글을 쓰며 자신을 위로한다. 그 경험으로 나는 문학이, 아픈 영혼을 위로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환(幻)을 품어보곤 한다.
김지헌 ------------------------------------------------
전북 부안 출생으로 1993년『수필과비평』, 1996년『월간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2002년『전북일보』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되었다. 수필집『울 수 있는 행복』,『표면적 줄이기』,『그는 누구일까』, 소설집『새들 날아오르다』, 저서『현대소설의 어머니 연구』등이 있다. 수필과비평문학상, 신곡문학상, 국제문화예술상(문학), 광주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조선대학교 초빙교수(문학 박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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