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이 이야기가 정말일까요? 두 벌 가죽? 전래 동화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습니다.
두 벌 호랑이 가죽
김 첨지는 장에 갔다가 오래간만에 사돈을 만났어요.
사돈을 만났으나 가난한 김 첨지는 점심 대접할 돈이 없었어요.
난처해서 우물쭈물하는데 사돈이 그 눈치를 채고 먼저 점심을
하자고 이끌었어요.
두 사돈이 술 한 병을 앞에 놓고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헤어졌
지요.
집으로 돌아오는 김 첨지는 술에 취하였지요.
술을 많이 마셔서가 아니라, 보리죽만 먹던 배에 오랜만에 술이
들어갔기 때문이에요.
모시 두루마기 보따리를 허리에 두르고 높은 고개를 비실거리며
올라가다 힘이 부쳐 더는 갈 수가 없었어요.
김 첨지는 좀 쉬었다 갈 생각으로 고갯마루 풀밭에 눕자 이내
잠이 들었어요.
얼마를 잤을까?
이상한 기분이 들어 눈을 떠 보니 호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
며 다가오는 것이었어요.
김 첨지는 죽은 척하다가 호랑이의 꼬리를 잡았어요. 호랑이는
갑자기 생긴 일이라 죽어라 도망쳤지요.
김 첨지는 죽을힘을 다해 꼬리를 잡았고 호랑이는 굴속으로 들
어가려 발버둥을 쳤지요. 그러기를 여러 번하면서 꼬박 밤을 새웠
지요.
날이 밝아 정신을 차려 보니 자기 손에 호랑이의 가죽이 들려
있었지요. 밤새 싸우다 호랑이의 가죽이 홀랑 벗겨진 것이지요.
김 첨지는 호랑이 가죽을 장에 내다 팔았어요. 돈이 한꺼번에
들어오자 기분이 좋았어요.
‘그래, 다음에도 호랑이를 잡으리라.’
김 첨지는 며칠을 밤새워 호랑이를 기다렸고 삼 년이 지난 어느
날 호랑이를 만났어요.
김 첨지는 삼 년 전처럼 호랑이의 꼬리를 잡고 죽을힘을 내어
겨우 그 가죽을 벗겼지요.
김 첨지가 호랑이 가죽을 장에 가져가서 파는데 아무도 사려 하
지 않았지요.
“안 사겠어요. 거저 준대도 소용없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요? 거저 줘도 소용없다고요.”
“그건 두 벌 가죽이어서 아무 소용도 없습니다.”
“뭐, 두 벌 가죽이라고?”
김 첨지는 눈앞이 캄캄해져서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어요.
김 첨지가 벗긴 가죽은 삼 년 전에 벗긴 호랑이 것이었어요. 그
자리에 다시 돋아난 가죽이어서 두 벌 가죽이었던 것이지요.
정신을 가다듬은 김 첨지는 두 벌 가죽을 지고 되돌아가며 말했
어요.
“삼 년 공부 나무아미타불이로군.”
장영주 -----------------------------------------------------------------
아동문학 평론가, 통일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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