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숙님의 하이쿠 선집 "붉은 꽃 지고"를 소개하게되어 행복합니다.

   가장 짧은 시 '하이쿠'는 5-7-5 열일곱 글자에 인간의 희로애락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형식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 박성숙님의 하이쿠 선집 '붉은 꽃 지고'를 통해 하이쿠의 세계를 폭넓게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읽혀지고 있지 않아 조금은 낯선 하이쿠 선집을 내게 되었다.
   하이쿠<俳句>는 일본 고유의 단시형문학短詩型文學이니 만치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급되지 않았음이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나 제2차 대전 후에 구미 여러 나라에서도 하이쿠의 번역서 또는 해설서가 꾸준히 간행되었고 지금은 구미에선 ‘HAIKU’로 중국에서는 ‘漢俳’로 불리며 자국의 언어로 하이쿠를 지어 즐겨 읽는다고 한다.
   그리하여 학창시절 익혀 써 왔던 하이쿠들을 손질하고 또한 새로 지어서 한 권의 책으로 묶기로 했다.

- 시인의 말

 

 

   문학작품은 작가의 인품을 여실히 드러낸다. 평소에 진중한 언사로 후배 문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박성숙 시인은 전아한 필치로 써내려 간 수필집도 여러 권 있다. 박성숙 시인의 하이쿠 선집 『붉은 꽃 지고』를 통해 만나는 시인의 인품은 아주 웅숭깊다. 그의 작품 곳곳에서 우리는 작가의 온화한 성품과 만난다. 넓은 도량과 만난다. 그리고 깊은 신심과도 만난다.
   ‘꽃 위에 달이 쉬’어가는 봄날을 만나고, ‘찬물에 말아 장아찌와 먹는 밥’의 청빈한 여름과 만난다. ‘개울 보름달을 삼태기로 떠’내는 ‘외딴집 사내’가 가을을 깊어지게 하고, 맑은 마음을 고드름으로 얼려 한여름 폭염에 지친 여름새의 입에 똑똑 떨어뜨려 주고 싶다는 향기로운 염원이 겨울을 훈훈하게 해준다.
   박시인의 작품집을 읽는 동안 우리는 잘 여며진 그의 감성에 젖게 된다. 함부로 넘치지 않는 시인의 삶에 고개 숙이게 된다. 해서 예쁜 꼬까참새 한 마리를 마음속에 지니게 된다.

－김제김영 (시인)

 

 

박성숙님은 서울시 성북구 보문동 출생, 경기여중 5학년 때 6·25 발생, 전주여고 3학년에 피난학생으로 전입 졸업함, 교토 불교대학 문학부 국어국문학과 졸업, 1969년 유네스코주부백일장 입선, 1991년『문예사조』수필 당선 등단,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회원이다. 저서로는 수필집, 에세이, 시집 등이 있고, 신곡문학상, 해양 수산부장관상, 전북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차     례

 

1부

떡국 12
봄날 13
봄 안개 14
봄비 1 15
봄비 2 16
봄비 3 17
꽃잎 18
꽃잎 19
나물 20
냉이꽃 21
연등 22
죽순 23
고사리 24
호접란 25
오동꽃 1 26
오동꽃 2 27
등꽃 28
제비 29
앵두꽃 30
따뜻한 자비 31
보리 태우는 32
가는 봄이여 33

 

2부

붉은 꽃 지고 36
하얀 달 37
초록바람 38
철쭉꽃 39
한여름 법문 40
단오절 1 41
단오절 2 42
보리 1 43
보리 2 44
모기 45
망종 46
여름 강물 47
빗물 48
찔레꽃 49
개구리 50
은하수 1 51
은하수 2 52
돌고래 53
어버이 날 54
매미 55
무당벌레 56
반딧불이 57
매미 58
수국 59
산국 60
여름 해 61
서늘한 바람 62
칠석 63
여름 산 64
여름 65

 

3부

단풍 68
보름달 69
안개 70
노을 71
다신茶神72
감로다 73
백련 74
가을 홍련임 75
달빛 1 76
달빛 2 77
가을바람 78
석불 79
가을 무 80
차 맛 81
오동잎 82
억새꽃 83
월광충 84
베옷 85
가을 깊은데 86
수탉 87
싸리꽃 88
가을바람 89
서릿바람 90

 

4부

기러기 92
매화 1 93
매화 2 94
한매 95
고드름 96
초승달 97
세모 98
뜨거운 국수 99
복수초 100
싸락눈 101
찬바람 102
겨울 나그네 103
겨울 비 104
성묘 105
솜버선 106
널뛰기 107
모시조갯국 108
동지 1 109
동지 2 110
눈 111
솜옷 112
폭설 113
동치미 114
눈 내리는 날 115

 

｜발문｜ 정형시의 한 유형인 하이쿠 세계를 선구함 - 소재호 (시인, 문학평론가) 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