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덕조님의 기행시를 격월간 『여행문화』에서 소개합니다.
제주 아부오름에 올라 - 사진 글 하덕조
바람이 분다
왜 오름에 오르는가
오름에 오르면 내림에
굼부리* 신전이 보인다
굼부리 신전에 내가 보인다
탐욕의 색채 내려놓고
성냄의 싹 내려놓고
어리석음의 상상 내려놓고
기도하는 내가 보인다
오름에 오르면
내가 내 속에 들어가
고요가 된 내가 보인다.
*굼부리 : 분화구를 일컫는 제주 토속어
하덕조님은 시인, 1972년 『현대문학』 추천, 197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만남』, 『바람이말하는소리』, 『갠지스강』, 『완전눈물』, 『바람숨결』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