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라희는 여행했던 기억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모두 삶의 모티브로 삶을 것이다. 아이에게 각인될 세상은 그만큼 중요하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여행은 계속 진행 중이다."
라희야~ 어디가니? - 사진 글 김기호(라희아빠), 홍희은(라희엄마)
딸 라희(金羅禧, 6세)가 태어나자 우리의 가족여행은 훨씬 다양해졌다, 프랑스와 스페인을 돌아본 첫 여행, 아이는 겨우 17개월이었다. 아기의 눈에도 보이는 풍경 모두가 낯설었을 것이다. 놀랍게도 그 때부터 적응의 의미를 깨달았던 것은 아닌지 ...., 6살이 된 지금은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던 신나고 즐겁다.
여행의 불편함과 피곤함에서 얻는 결과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친절하고 무엇이 나쁘고 좋은 지에 대한 판단도 명확해 졌다. 라희는 무한한 호기십과 4차원적 상상력을 갖고 있는 아이로 보인다. 오감五感으로 직접 만지고, 느끼고, 맛보고 경험해 봐야 만족한다, 감수성까지 풍부해 연극을 보다 슬픈 장면을 만나면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한다.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에 이른 나이 임에도 종일‘왜?’라는 질문을 달고 산다.
그런 아이에게 여행보다 더 좋은 스승은 없다는 생각이다. 산 체험에서 얻는 자연과의 무언의 교감, 아이는 그렇게 성장해 가고 있다.
라희는 자유로운 영혼을 갖게 될 확률이 높다. 획일적이고 규격화된 세상에 조금은 고독한 저항아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해 본다. 그러나 뭐 어떠랴, 라희가 미래에 그려 나가야할 생生은 지금보다 많이 달라질 것이기에 위안을 삼는다, 사색적인 삶과 현실에서의 삶의 간격을 좁히는 방법을 라희는 여행에서 갖게 되는 넒은 시각으로 좁힐 것이다.
이런 에피소드도 있다, 절에서 불공을 드리고, 가톨릭 성지에서 무릎을 꿇고 성황당에서 두 손을 모아 기도를 드린다. 무슨 시추에이션인가 하겠지만 하루 동안에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이런 경험은 성장을 한 후에도 종교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게 될 확률이 높다.
이런 계기로 인해 라희가 다양함과 다름에 대해 존중할 줄 아는 어른이 되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그렇다면 갈등이 많을 수밖에 없는 사회에 이미 일조를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
최근에 우리 부부는 라희와 함께 전북 부안군을 다녀왔다. 선운사禪雲寺의 말사인 내소사를 거쳐, 모항해수욕장에서 황혼을 맞으며 울창한 소나무 밭과 아담한 백사장을 누볐다, 특히 라희는 계양할미라 불리는 여신을 모시는 수성당에 관심을 보였다, 여신은 키가 매우 커서 굽나무깨신을 신고 서해바다를 걸어 다니며 깊은 곳을 매우고, 어부들을 보호하고, 풍량을 다스린다는 이야기에 눈빛까지 반짝인다.
그러나 결국 할미에게 두 손 모아 빈 내용이란, 유치원에서 사랑을 고백한 남자친구와 결혼하게 해 달라는 것이 전부였을 것이다.
훗날 라희는 여행했던 기억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모두 삶의 모티브로 삶을 것이다. 아이에게 각인될 세상은 그만큼 중요하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여행은 계속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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