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그저 그렇게 시작되고 끝나는 삶이 아닌, 기억하고 보존해야 하는‘사건’으로 만드는 이용미 수필가
이 책은 남편에 대한 애정과 세상에 대한 애정을 담아낸 수필집으로 저자는 살아온 인생이 ‘수를 높을 때 같은 평온함과 회전그네를 탈 때 같은 어지럼증이 교차하는 고만고만한 삶’이라고 정의하면서 혹독하지도 호락호락하지도 않게 물이 흐르듯 흘러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흘러가지 않겠냐고 28편의 수필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큰 질병은 없지만 불편할 정도의 여기저기 통증에 가끔 병원을 찾는다. 의사들은 비슷하게 말한다. “나이 먹은 탓이니 달래면서 살라”고. 수긍은 하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적당한 구름이 있어야 노을이 아름답고 그 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한낮의 태양의 작열 때문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달랜다.
젊은 내 삶이 작열하듯 치열하진 않았어도 노을 같은 노년은 찾아왔다. 노년의 소소한 질병은 노을 속 구름 같은 것 아닐까? 지켜야 할 의무와 져야 할 책임에 소홀하지 않았기에 크게 후회하지 않는 삶 끝의 노년, 이젠 노을이다.“
- ‘이제는 노을이다‘ 중에서
이와 함께 문화관광해설사로써 저자의 고향인 “진안”에 담긴 보물같은 이야기들을 12편의 글에 담아내고 있다. “마이산, 일월오봉도, 역고드름, 탑영제와 사양제, 수선루와 영모정, 천황사, 등등” 이 글은 진안을 이해하고 진안을 방문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용미는 일상을 그저 그렇게 시작되고 끝나는 삶이 아닌, 기억하고 보존해야 하는‘사건’으로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운명이 주관하는 불편한 세계를 수용하는 방식이자, 그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작가의 인생관이기도하다. ‘세상에 하찮은 삶은 없다.’이용미의 수필쓰기는 이에 대한 응답이다. 그의 수필에는 가족으로서, 이웃으로서, 나아가 사회를 구성하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살아내야’하는 스스로의 연민에 숨을 불어넣고,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과 사랑 속에서 자신을 다시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 풍경처럼 존재한다. 나와 타자와의 관계는 때로는 수채화처럼, 때로는 정밀화처럼 세심하게 그려져 마치 조화로운 새로운 길 하나를 닦아 놓은 듯하다. 그의 수필을 읽다 보면 힘들고 난감한 상황일지라도 어느새 따스함이 전해지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그의 수필이 단순한 감각적 미문美文으로서가 아니라, 편편에서 문학의 근원적인 질문들을 환기시키는 것은 그의 삶 자체가 그만큼 수필적 삶에 핍진하게 닿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유인실(문학평론가,『 수필과비평』주간)
수필가 이용미는 전북 진안 출생으로, 2002년 <수필과비평>으로 등단하여, 수필집으로 <그 사람>, <창밖의 여자>, <물 위에 쓴 편지>를 발간하였다. 행촌수필문학상, 진안문학상, 전북예술상(공로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행촌수필 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과 전북문화관광해설사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차 례|
책머리에__ 5
1부 물 위에 쓴 편지
격세지감隔世之感__ 13
며느리와 딸__ 18
남편의 그녀__ 23
대원군, 당신이 그립습니다__ 27
혼잣말__ 31
한마디 말의 의미__ 35
엇박자 하루__ 39
2부 애먼 어깨
물위에 쓴 편지__ 44
추억으로 살아나는 추석__ 49
마이산에 깃든 사랑__ 52
장날, 작은 희로애락喜怒哀樂__ 59
버리는 기쁨, 자르는 재미__ 65
애먼 어깨__ 69
새엄마, 헌 엄마__ 74
3부 매실과 아버지
나를 위로하는 방법__ 84
썩은 호박__ 89
봉선화__ 94
매실과 아버지__ 99
가족__ 107
그래도 세상엔__ 111
이제는 노을이다__ 116
4부 곤장 몇 대를 맞아야 할까
그 여자, 어떤 여자__ 125
흙과 뿌리의 궁합__ 130
가위__ 135
곤장 몇 대를 맞아야 할까__ 139
고 이종택, 영원한 행촌 회장님__ 143
솔직한, 너무도 솔직했던 고 김병규 선생님__ 147
이른 봄날 하루__ 151
5부 진안, 진안
마이산과 일월오봉도__ 157
역행이어서 좋다–역고드름__ 160
몸과 마음의 호강처–홍삼스파__ 164
명산과 명인명품__ 168
비婢를 위한 비碑–이난향 비__ 171
유월의 수채화–탑영제와 사양제__ 175
자연과의 조화–수선루와 영모정__ 180
구국의 현장–이산묘__ 185
왕은 곧 하늘이고 나라–황단제__ 189
아늑한 보물창고–천황사__ 193
죽어야 사는 김치 이야기__ 197
6백 년 역사–용담향교__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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