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숲 2km의 천혜의 숲을 걷다 보면 천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 천혜의 자연환경을 만끽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놓은 선조들의 숨결이 함께 다가오는 숲길로 손색이 없다. 지금부터는 부처님의 법이 머무른 곳 법주사를 만난다. 여기부터는 세속의 모든 걱정을 잊고 부처님의 품으로 향하고 있다."
남한강의 발원, 천년의 숲을 걷는다 / 박진수(보은군 문화관광해설사)
- 속리산 오리숲 천혜의 자연 그대로
세속을 멀리한다는 속리산, 속리산버스터미널에서 80년대 번성했다는 식당과 상가를 따라 조금 걷다보면 ‘용머리 폭포’ 가 나온다. 비록 지금은 겨울이라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광경은 상상으로만 남기고 이 폭포가 위치한 곳이 바로 예전 오리숲의 시작이라고 한다.
이 곳 용머리 폭포에서 기존 찻길과 걷기 좋은 길이 갈라지면서 ‘오리숲’ 길을 제대로 걸을 수 있는 코스다. 본래 ‘속리산 오리숲’ 은 십리十里의 반인 오리五里의 뜻으로 2km 숲길 구간을 지칭하고 있었다.
이곳 용머리 폭포를 시작으로 조금 걷다 보면 상가를 지나면 수백 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길이 펼쳐지고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속리산의 오리 숲은 수백 년, 아니 천년의 숲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름드리 소나무와 참나무과 신갈나무가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푸른 하늘빛을 더욱 푸르게 물물이는 속리산 소나무를 따라 본격적인 오리숲길을 걷다보면 양편으로 넓은 잔디공원이 조성되어 누구나 뛰어 놀 수 있는 편의시설이 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여름철에는 물놀이도 할 수 있다니 아이들과 함께 오면 안성맞춤일 듯하다.
오리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속리산국립공원의 안내도 옆에는 국립공원이 마련한 자연환경해설을 운영하고 있다.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 자연환경해설 서비스를 들으면 속리산의 자연환경과 문화자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여행의 즐거움을 두 배로 느낄 수 있다.
법주사 매표소를 지나자 기존 오리숲길과 자연생태 탐방로로 구분되어 있어 선택의 기로에 선다. 아름드리 오리숲으로 갈까, 계곡과 인접한 자연생태 탐방로로 갈까, 어느 방향이든 속리산의 자연환경을 만끽하는데는 손색이 없다. 간혹 고목이 넘어져 자연 상태 그대로를 관찰할 수 있고 아름드리 신갈나무에는 ‘겨우살이’ 역시 쉽게 볼 수 없는 자연환경이었다.
아름드리 고목 사이로 펼쳐진 숲길은 2011년 제12회 아름다운 숲 전국 공모전에서 전국 아름다운 숲 10선 중의 하나로 선정돼 아름다운 숲 공존상을 수상한 바 있다.
속리산국립공원 오리숲이 선정 당시 속리산국립공원 초입부터 법주사에 이르는 약 2km, ‘5리’에 이르는 숲길 탐방로로, 소나무림과 다양한 참나무가 함께 공존하는 활엽수림의 멋진 풍경과 하늘다람쥐, 수달 등이 서식하는 자연생태적 가치, 그리고 속리산의 대표사찰 법주사가 어우러져 자연과 역사, 사람이 공존하는 속리산국립공원의 대표적 탐방코스로 평가받은 바 있어 천년의 숲길로 손색이 없다.
천년의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천년의 세월을 함께해 온 ‘호서제일가람’ 의 현판이 걸린 법주사 일주문이 나온다. ‘하나의 기둥으로 만든 문’ 일주문, 기둥은 두 개인데 하나의 기둥이라니 납득이 쉽게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한옥의 구조를 보면 지붕과 서까래를 받치고 있는 기둥은 4개로 이뤄진다. 기둥과 서까래를 잇는 보를 구성하고 있지만 기둥이 4개가 아닌 2개라는 사실은 1칸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칸으로 작은 집을 지나면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부처님의 법으로 향한다는 의미로 일주문으로 명명되었다.
일주문을 통과하면 본격적인 천년고찰 법주사를 만난다. 일주문을 통과해 차도와 임도가 구분되어 있어 숲길을 걷다 보면 아름드리 전나무와 소나무가 숲길의 풍취를 더욱 짙게 하고 있다.
오리숲이 끝날 무렵 경내 입구에는 하마비와 벽암대사비를 만난다. 옛날 말을 타고 오던 어느 누구도 여기부터는 말에서 내려 경건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불법을 맞이하라는 뜻을 담고 있으면 숲길 바로 옆 자칫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위치에 작은 돌기둥을 만난다. 이것은 바로 화소火巢라는 표식이 있는 작은 돌기둥은 지금의 ‘불조심’ 이라는 문구를 대신하고 있다.
오리숲 2km의 천혜의 숲을 걷다 보면 천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 천혜의 자연환경을 만끽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놓은 선조들의 숨결이 함께 다가오는 숲길로 손색이 없다. 지금부터는 부처님의 법이 머무른 곳 법주사를 만난다. 여기부터는 세속의 모든 걱정을 잊고 부처님의 품으로 향하고 있다.
'격월간 여행문화(여행작가) > 여행문화(여행작가) 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격월간 『여행문화』 9-10월호, 기행 콩트] 샤코탄 블루의 언약 - 글·사진 김유조 (0) | 2018.10.18 |
---|---|
[격월간 『여행문화』 9-10월호, 김유조의 여행 꿀 팁]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 김유조 (0) | 2018.10.18 |
[격월간 여행작가 5-6월호, 보은의 문화재: 보은의 고택, 선병국 가옥] 僞善最樂의 정신, 뿌린 대로 거두리라 - 김가배(본지 기획부장) (0) | 2015.07.30 |
[격월간 여행작가 5-6월호, 보은의 문화재: 삼년산성 둘레길] 1,500년 전 역사의 숨결, 온몸엔 전율이 흐른다 - 송차헌(보은군 문화관광해설사) (0) | 2015.07.14 |
[격월간 여행작가 5-6월호, 기행시] 법주사에서 - 임승빈 (0) | 2015.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