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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계간문예 2014년 봄호, 수필] 즐거운 삶의 완성을 위하여 - 한무웅

신아미디어 2015. 1. 20. 08:49

"흐르는 세월의 물결을 따라 가며 나이라는 무게 때문에 삶과의 결별도 준비하면서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기쁨 마음을 가지고 슬픔 마음은 비워 가며 후회 없이 사는 것도 아름다운 삶이지 싶다. 하나의 죽음의 문을 향해 아홉 개의 살아온 문을 아름다운 마음으로 기억하면서 남아 있는 시간을 아름답게 채우면서 살아온 삶이 복잡다난하게 고통스러웠으니 글쓰기를 꾸준히 하면서 옥동자를 낳듯 책도 출간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죽음을 완성하고 싶다."

 

 

 

 

 

 

 

 

 즐거운 삶의 완성을 위하여         /  한무웅

 

   불교에서는 사람은 한 평생 네 가지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즉 생·노·병·사, 태어나 살다 늙어 병들어 죽는다는 뜻이다. 사람은 태속에 들어서면서 부터 태어날 때까지 겪는 고통을 느낀 것도 부족하여 사는 동안 고생과 고통을 참고 견디며 살아간다. 생고병사生苦病死라고나 할까. 그러나 살다 보면 때로 희로애락도 느끼게 된다. 기쁨과 즐거움도 있어야 사는 맛도 있지 그렇지 않다면 인생은 불만이 만발할 지도 모른다.
   과거를 돌아보면 즐거움과 기쁨보다는 괴로움과 슬픔이 더 많이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왜냐면 생계를 위해 어렵게만 살아 왔기에 즐거움과 기쁨은 감추어져 버리고 괴로움과 슬픔은 자꾸 겹쳐져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산다는 게 무엇인가. 삶은 어제를 사는 것도 아니고 내일을 사는 것도 아니다. 오늘을 사는 것이므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고 만족하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항상 이율배반적이다. 풍요로움 가득한 시간들 속에서 느끼고 살고픈 욕망을 부인할 수 없는데 이러한 욕심만으로는 모든 것을 더욱 더 만족시키며 행복할 수는 없고 아름답게 살 수도 없다.
   송나라 주신중朱新中은 오계五計 즉 생계生計, 신계身計, 가계家計, 노계老計, 사계死計를 설계해야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오계를 미리 미리 설계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서 계획을 세워 처방하고 문제를 해결해야지 않을까 싶다. 경험으로 비추어 본다면 고통과 고생의 아픔 속에서 좌절을 느끼고 익히며 또 배우기도 하며 살아온 배경이 삶을 좌우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진주는 병든 조개의 아픔 속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좌절의 아픔을 참고 극복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새로운 삶과 가치를 잉태시킬 수 있지 않을까.
   10대 후반, 젊은 시절을 떠 올리면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생계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면서 받은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부모님 덕으로 어렵게 중학교만을 졸업하고 낮에는 일하며 어려운 가정을 돌보면서 밤에 고등학교를 다녔다. 그야말로 주경야독을 하면서 겪었던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수도 없다. 때로는 왜 나에게만 이러한 시련들이 닥쳐오는가를 물으면서 원망으로 뒤덮인 가슴을 쓸어안고 한없이 눈물을 쏟으며 지내기도 했었다.
   이러한 고통을 겪은 대가와, 절망을 극복하고 희망을 향해 달린 때문인지 그 후 의식주면에서 여유 있는 생활은 아니었지만 혼인이라는 인륜대사를 치루며 가계를 꾸릴 수 있었다. 그리고 시험에 합격도하여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생계를 꾸려가며 살게 되었다. 또 살림살이에 많은 여유가 있지는 않았지만 신계에 많은 신경을 써야겠다고 느끼게 되어 아침마다 가벼운 운동 및 걷기와 휴일 이면 등산을 하면서 체력을 유지해 왔다. 그래서일까 70여년이란 세월 동안 큰 병 없이 오늘에 까지 이른 것을 나는 큰 행복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노계를 생각게 되었다. 벼랑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조화로운 시간을 만들어 처신하고 살아야 할 것인가를 마음속 깊이 생각을 다듬고 있다.
   이제 머지않아 사계를 준비해야 하는데 아프지 않고 가족의 화목과 이웃에게 웃음을 주고, 봉사와 사랑을 베풀면서 아름답게 마무리를 하면서 살고 싶다. 지난날 많은 마음의 상처와 심리적 갈등을 멀리하고 좌절과 고뇌를 슬기롭게 극복한 것을 지금은 행운으로 생각하고 있다. 과거는 흘러갔으니 얽매이지 말고 미래는 보이지 않으니 쫓지 말며 오직 현재를 살아야 한다는 말처럼.
   다가 올 삶이 어떻게 될지, 마무리는 잘 이루어질지 예견할 수는 없다. 사람은 몸과 마음에 아름다운 파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 파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감사함도 잊지 말고 긍정적인 사고를 유지하며 죄 짓지 말고 좋은 일 하면서 머릿속에 죽음이란 이별 연습도 해두는 게 좋겠다. 괴로움이 섞인 아픈 고통과 고생을 참고 사는 것이 인생이란 것을 배웠으니  마지막 끝날 때 까지 마음에 쌓인 응어리들에 대한 치유를 하면서 살고 싶다. 고통스런 삶을 참는 것이 또 하나의 인생을 창조하는지도 모른다는 말처럼 삶은 고통이요 고생이니까 아픔을 견디면서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고 사는 삶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흐르는 세월의 물결을 따라 가며 나이라는 무게 때문에 삶과의 결별도 준비하면서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기쁨 마음을 가지고 슬픔 마음은 비워 가며 후회 없이 사는 것도 아름다운 삶이지 싶다. 하나의 죽음의 문을 향해 아홉 개의 살아온 문을 아름다운 마음으로 기억하면서 남아 있는 시간을 아름답게 채우면서 살아온 삶이 복잡다난하게 고통스러웠으니 글쓰기를 꾸준히 하면서 옥동자를 낳듯 책도 출간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죽음을 완성하고 싶다.

 

 

한 무 웅  -------------------------------------------

   《표현》으로 등단. 전북일보 근무. 전주시청 공직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