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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과비평 2013년 3월호, 번역수필] 젊은 세대에 거는 기대와 희망 - 역·오순자

신아미디어 2013. 4. 19. 08:44

"작품은 1971년에 쓴 수필로 역사학자가 보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나름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의 역사관처럼 인간도 탄생하여 성장하고 쇠퇴를 하지만 젊은 정신을 유지하면 쇠퇴를 지연시키고, 젊은 정신이 유지되는 세계문명도 쇠퇴가 지연되리라는 생각이 담긴 글이다."

 

 

 

 

 

 

  젊은 세대에 거는 기대와 희망

    (Hopes and Expectations for the Young Generation)  -  역·오순자


   여든두 살이나 된 내가 젊은이들에게 무슨 충고를 할 수 있을까요? 제일 먼저 해 주고 싶은 말은 죽을 때까지 젊은 마음을 잃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버이 세대와 다르다. 우리는 인습주의자나 보수주의자가 아니고, 참을성이 없고 경직된 자도 아닐 것이다. 우리는 항상 젊은 이상을 간직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성장하십시오. 그대의 부모들도 나이가 그들을 굴복시켜 중년이 되었고, 반감을 가졌던 부모세대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지금 젊은 세대는 특별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대들은 인류역사의 전환점에 있습니다. 큰 기회를 가지고 있지만, 살아가는 동안에 젊은 정신을 유지하지 못하면, 이 기회를 사용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관대한 정신, 변화를 수용할 준비와 이상적이고 공명한 마음입니다. 무엇보다도 자애로운 마음으로 아량을 베풀려고 노력하십시오. 다른 사람과 심한 의견충돌이 있을 때라도, 그들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십시오. 왜 의견충돌이 생겼는지 알려면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야 합니다. 부모세대의 보수적 성향을 따르지 마세요. 그들의 이상이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되면 저항하지만 간디의 정신으로 증오를 갖지 말고 하세요.
   마하트마 간디는 인도사람들이 영국이 만든 법을 폐지시키려는 운동을 주도할 때에, 동지들이 영국을 향한 강한 적의를 품기 시작하면,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적의를 극복할 때까지 우리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들이 증오를 극복했을 때만 그들에게 반대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지속적으로 화를 참았고, 간디 정신 덕분에 마침내 인도사람들은 두 민족 사이에 증오심을 품지 않고 영국의 법을 폐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정신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따라야 할 정신입니다. 바꿔 말하면, 사랑이 증오를 없애도록 만들어서 중년이 되었을 때에 방어적이고 위축된 사람이 되지 않아야 합니다. 더 근사한 삶을 사는 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성공이라는 사소한 것 때문에 낙담하거나 비참해 하지 마세요. 한 세대에 지상낙원을 이룩할 수는 없습니다. 그대가 인간의 삶을 조금만 좋게 만들어도 굉장한 일을 한 것이고, 삶이 가치 있게 될 것입니다. 내가 전에 업보業報에 대해서 한 말을 생각해 보세요. 그대의 세대와, 부모의 세대, 태어나지 않은 자손의 세대를 포함해서 각 세대는 지상에 삶이 시작된 후로 축적되어 온 업보에 눌려 있습니다. 그러나 업보가 쌓이는 것처럼 소멸되기도 합니다. 업業은 악업을 보상하는 선행으로 줄어들다가 마침내 사라집니다. 그것이 부처의 가르침이고 그것이 진실임을 나는 믿습니다.
   그대 세대에 해당되는 업보가 있음을 알 것입니다. 어떤 기적에 의해서 업으로부터 풀려 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린아이 같은 짓입니다. 어느 세대의 누구도 그것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말한 대로 부분적으로 풀려날 수 있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기회 있을 때마다 자기희생적 사랑을 품고 심화시켜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제 그대에게 실제적인 문제에 대한 제안을 하겠습니다. 내 견해로는 이 시점에서 인류는 확실하게 가능한 두 개의 선택에 직면했습니다. 그런데, 그 둘이 다 나쁩니다. 하나는 핵전쟁으로 자멸하는 것입니다. 둘 중에 좀 덜 악한 다른 하나는 전 세계에서 부유하고 힘을 가진 소수자가 가난하고 미개한 다수자를 억압하기 위해서 함께 연합하여 전제專制적 사회조직 아래에 세계를 통합하여 전쟁을 피하는 것입니다.
   핵전쟁을 피하는 것은 덜 악할 수 있으나 독재적 세계정부의 설립 또한 아주 악합니다. 이것이 젊은 세대가 도전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대들은 전 인류의 파멸로 끝날지도 모를 전쟁과 억압적 세계정부 사이에서 중도적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인류가 억압과 반발 없이 살아남아 번영할 수 있는 통합된 세계 조직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나는 분명히 그대들이 이 방향으로 첫발을 내디딜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앞서 말한 점을 반복해서 말하겠습니다. 그대가 이의異議를 제기할 때에, 특히 당신의 항의가 정당할 때에, 그 순간에 힘을 가진 중년층들이 그것을 무시하거나 비웃을 때에, 폭력적인 방법으로 주의를 끌겠다는 유혹을 받습니다. 그러나 폭력은 마찰을 피할 수 없습니다. 젊은 그대들이 폭력에 의지하면, 권력을 쥔 사람들은 보복적 폭력을 동원할 것이고, 그대들보다 더 좋은 무장을 하고 조직화할 것입니다. 데모하는 학생들이 돌이나 최루탄, 폭탄을 던지거나, 어떤 종류로라도 무장하면, 진압경찰이나 수비대는 억압할 수 있는 더 흉한 무기로 진압할 것입니다. 그때에 내란이 일어날 수 있고, 진압하는 쪽이 승리자가 될 것입니다. ‘법과 질서’의 유지는 그대가 여론에 호소하려는 악의 시정보다 우선할 수 있어서 결국 파시스트 세계정부가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인내하고 폭력을 피하도록 하세요. 위대한 철학자나 종교 지도자들로부터 교훈을 배우세요. 부처나 예수, 이 시대에 우리에게 나타났던 간디와 같은 위대한 영혼의 긴 고행과 인내와 부드러움을 본받도록 하세요.

 

 


   토인비(1889-1975)는 세계적인 영국의 사학자이며 20세기에 존경 받는 석학이었다. 런던에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했다. 왕립 국제문제 연구원에서 역사학 교수를 역임했다. 그의 기념비적인 12권의 ≪역사연구≫가 1934에서 1961년까지 30여 년에 걸쳐 집필되었고, 1969년에 수필집 ≪경험≫이 출판되었다.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 등 유수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1956년에 명예훈위勳位를 받았다.
   세계 문명은 발생해서 성장하고 쇠퇴하여 해체된다는 ‘역사의 순환 설’을 주장한 독자적인 문명사관으로 역사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유럽이 겪은 1·2차 세계대전은 서양문명에 대한 위기감을 가져왔는데, 토인비도 서양문명의 쇠퇴를 염려하고 그 구원이 종교적 인생관에 있다고 보았다. 한국의 대가족제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고, 그 제도가 구원의 한 방법이라는 말을 언급한 적도 있다.
   위의 작품은 1971년에 쓴 수필로 역사학자가 보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나름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의 역사관처럼 인간도 탄생하여 성장하고 쇠퇴를 하지만 젊은 정신을 유지하면 쇠퇴를 지연시키고, 젊은 정신이 유지되는 세계문명도 쇠퇴가 지연되리라는 생각이 담긴 글이다. 젊은이들은 저항정신을 가지고 살아야 하지만 폭력을 사용했을 때에 겪어야 할 희생을 염려하여 간디의 비폭력 저항운동을 강조하고 있다. 이 수필은 토인비의 역사학자로서의 미래세대에 대한 염려와 애정이 잘 나타나있고 아주 많이 읽혀진 글이다.

 

 

오순자  -------------------------------------
   한일장신대학교 영문과 교수 퇴임, ≪뉴욕 한국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 ≪에세이문학≫, ≪계간수필≫ 등단. ≪수필과비평≫ 평론 등단, ≪생활 속의 글쓰기≫ 외 공저 수필집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