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소년문학/소년문학 신인상 수상자

『소년문학』에서 제9회 소년해양신인문학상(구현동화 부문) 수상자 '고봉선'님을 소개합니다.

신아미디어 2018. 7. 1. 20:36

소년문학이라는 오프라인과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라는 온라인이 만나 제9회『소년해양신인문학상』수상자를 소개하게 되어 기쁩니다. 



   수상자 :  고 봉 선
   수상작 : <수술 받는 글자> 외 4편


수 상 소 감

   오늘,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기에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조문을 마치고 차에 오르기 전, 습관처럼 주변을 둘러보았다. 차도의 경계선 너머 화단이랄 것도 없는 척박한 곳에 민들레 네 송이가 피어 있었다. 한참 동안 쪼그린 채 휴대폰 카메라를 눌렀다. 버릇이다. 이들은 이파리도 꽃대도 없이 그저 꽃망울만 내밀고 있었다. 보름이나 됐을까. 며칠 동안 연이어 폭설 아닌 폭설이 쏟아지며 두 발을 묶어놓았건만, 저들은 쉬지 않았노라고 말하는 듯했다.
   독서지도를 하면서 숱한 이야기들을 만났고, 또 아이들을 만났다. 책 읽기가 죽어라 싫은 아이, 글쓰기가 죽어라 싫은 아이, 심지어는 공부를 만든 사람을 죽여 버리고 싶다는 아이도 있었다. 하지만 세상엔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다. 글씨를 예쁘게 쓰고 싶고, 공부가 너무 하고 싶은 사람도 많다.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언제나 비유법으로 접근했다. 예를 들어, 잠시도 다리를 가만하지 못하고 흔들거나 떠는 아이가 있다 치자.
   “야아, 너 다리 좀 조용히 해. 시끄러워 죽겠단 말이야.”
   처음에 아이는 이해하지 못했다. 귀가 아니라 정신이 시끄럽다고 했더니 빙그레 웃으며 미안해한다. 확실히 효과는 있다. 이렇듯 글씨를 쓸 때도 비유로 다가갔다. 영양실조 걸린 글씨, 장애 글씨, 뇌진탕에 걸린 글씨, 목발을 짚은 글씨 등등 비유는 끝이 없었다. 나의 비유에 아이들은 늘 재미있어했다. 문득, 몽유계 동화를 써보고 싶었다.
   길은 있었다.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를 만나게 된 것이다. 우연 같은 필연이었다. 어렵지 않았다. 그저 일기를 쓰듯 타자만 치면 되었다. 물론 낯설었다. 하지만 동화구연을 소망하던 내가 그 원고를 쓰다니, 행복하고 멋진 경험이었다. 이 모든 건, 봄이 채 도착하지 않은 날에 핀 민들레꽃을 보며 쪼그려 앉듯이 자연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이라 믿는다.
   언제나 외조를 서슴지 않는 남편과 두 아들의 얼굴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좌충우돌 부대끼며 같이 하는 우리 독서교실 아이들의 눈망울이 떠오른다. 이 순간, 마치 내가 연필을 쥐고 또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래도 행복한 착각이다. 매끄럽지 못한 글을 채택해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의 마음 전한다. 동화구연이란 새로운 길을 개척하라는 의미로 생각하련다.


심 사 평

   소년해양신인문학상은 우리 문단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소년문학이라는 오프라인과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라는 온라인이 만나 종이책과 전자책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우리나라 최초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소년해양문학상은 전자책을 선정하여 시상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도를 하고 있다(동화구연 책, 기타 해양관련 우수도서도 해당).
   소년해양신인문학상은 온라인상에 공개 되므로 작품이 좋아야 함은 당연한 진리이다. 최근의 불미스런 일이 제도적으로 전혀 이루어지지 않게 모든 걸 온라인으로 처리하므로 책 강매, 등단 기념회식, 회비 없음으로 시대를 앞서가는 우리나라 중요 인재(박사 학위 소유자만 10명 외에 나름대로 맡은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를 중심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번 당선된 구연동화는 응모자가 우리 연구소에서 아동문학 강좌 15강(보충 까지 20회) 중 60%이상 수강하여 신인상 응모자격이 있을 뿐 아니라 유수의 문학 단체에서 시조시인으로 사무국장이란 역할을 수행하며 물 좋고 경치 좋은 환경에 자리 잡은 학원을 경영하는 경영자로서 바쁜 일상에서도 아동문학의 꿈을 꾸다가 아동문학가(구연동화작가)로 입성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작품 수술 받는 글자 중에서 첫 문단 「“코르릉코르릉” 가는 콧소리와 함께 재혁이가 몸을 뒤척이네요. 이때, 방구석에 팽개쳐진 책가방이 슬며시 열렸어요. 그러더니, 그 속에서 알림장 속 글자 하나가 빼꼼히 머리를 내미네요. 글자는 잠시 방안을 둘러보더니, 책가방에서 폴짝 뛰어내려요. 그리고는 쌔앵~ 바람처럼 창문을 뛰쳐 나갔지요.」이 뭔가를 암시하는 세련된 문장을 구사하고 있다. 마지막 부문에서 「알았다는 듯 재혁이 손가락이 움찔거리네요. 글자도 안심이 되는 듯 빙그레 웃더니 알림장 속으로 폴짝 뛰어들어요. 방안에선 여전히 재혁이의 가는 콧소리만 들리네요. “코르릉코르릉” “코르릉코르릉”」으로 첫 문장과 맞춤을 시도하여 전체적인 흐름을 잘 잡고 있으며 글자 아파트의 비밀에서 마지막 부분 「톡! 엄마의 핸드폰에서 카톡새가 울어요. 하지만 엄마 아빠는 혼내지 않아요. 띄어쓰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바르게 쓰려고 노력하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카톡! 카톡!」이 현대인의 삶은 은연중 암시하는 효과를 내 보이고 있음은 구연동화가 갖는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구연동화의 요소는 구연동화의 이론과 실제(장영주, 한국교육평가원, 1998.)에 보면 “구연동화는 우리가 들어서 그냥 재미있다는 것 하나만 전달해선 안 된다. 그렇다고 교훈 하나만 전달해서도 안 된다. 교훈성, 재미성, 일치성을 겸해 동감성 있게 청중을 사로잡는 글이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이번 응모작은 그런대로 이를 충족시키는 측면은 있으나 “글은 사회상이다”라는 말을 상기한다면 약간은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데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전한다.
   어떻든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가 심혈을 기울려 배출하는 우리나라 최초 구연동화작가 부분에서 앞서가는 자세를 가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정진을 기대해 본다.
   온라인 시상은 2월 25일, 소년문학에는 3월호에 발표, 오프라인 시상은 11월 25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오프라인 소년문학과 새로운 창조의 정신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온라인 비영리문화법인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는 기존의 타성에서 벗어나 소년소설부문과 구연동화부문에 열정을 다하는 신인작가 발굴에 노력하고자 한다. 소년해양신인문학상에 응모하려면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 메일 kkpp4075@naver.com 으로 수시로 제공받고 있으니 도전 바란다(되도록이면 소년소설, 구연동화 부문으로).


심사위원장 서재균(소년문학 대표)
심사위원 이규원(동화사랑연구소장, 글), 장영주(기네스북등재, 공무원 저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