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과 비평』 2015년 1월호[제159호]의 신인상 당선작가분들을 소개합니다. 좋은 씨앗을 많이 뿌리는 농부로 성장하시기를 기대합니다.
≪수필과비평≫은 작품수준, 신인다운 치열한 작가정신, 앞으로 창작활동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작품을 신중하게 검토하여 다음과 같이 신인상 당선작을 결정하였습니다.
심사위원 | 서정환, 박양근, 유인실
수상작
| 박귀자 <아버지의 보약>
| 안치화 <길어진 쉼표>
| 홍민하 <라면 음악회>
신인상 심사평
박귀자-<아버지의 보약>
가난한 바닷가 가정에서 태어나 교사직에 오르기까지 항상 곁자리를 지켜준 아버지에게 바치는 헌사로서 팍팍한 삶을 담담하게 그려내었다는 심사위원의 의견일치를 보았다. 어려운 삶을 유머와 철학성을 적절하게 가미한 여유로운 문체는 수필은 아름답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진솔하게 써야 한다는 자세를 잘 보여준다. 선친의 가르침을 상자 속 종이뭉치로 표현한 비유는 <아버지의 보약>의 핵심적인 내적 구조에 해당한다. 계속 수필문장의 기본을 성실하게 연마하기를 기대하면서 신인상 수상을 거듭 축하한다.
안치화-<길어진 쉼표>
변화무쌍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지치고 힘들어도 잠시 쉴 틈도 없이 앞을 향해 달려야 하는 시대이다. 이 글은 성대를 보호하기 위해 잠시 목소리에 휴식을 취하면서 지난 시절의 엄마를 그리워하는 글이다. “부르지 못한 노래는 그어놓은 선 안에서 떠돌다가 마음에서 영영 놓아버렸다”라는 언술에서 드러나듯이 엄마의 삶을 마지막까지 지탱시켰던 노래를 화소로 하여 합창단 단원인 딸과 관계를 엮어가면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이야기를 전개해 갔다. 자신만의 사유는 삶에 잠시 쉼표를 찍고 삶을 되돌아 볼 때 찾아진다. 수필은 일상적 삶을 소재로 하다 보니 기시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점이 있다. 그러나 이 글은 예상 가능한 직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답이 없는 삶의 공식에 예시 답안을 제시해 준다. 엄마에 대한 회상의 글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언술에서 힘이 느껴지는 것도 그러한 상투성에 머물러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장을 부려쓰는 솜씨도 주목할 만하다.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홍민하-<라면 음악회>
이 글은 ‘라면 음악회’라는 독특한 소재로 눈길을 끌었다. 라면과 음악회라는 다소 이질적인 요소를 결합하여 나눔과 소통이라는 주제로 필력을 모으는 힘이 돋보인다. 라면 한 봉지를 입장료로 받는 아마추어 남성합창단의 세밑공연을 통해 펼쳐지는 훈훈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이 글의 축이라 할 수 있다. ‘라면 한 봉지’가 발산하는 사랑은 단지 불우한 이웃돕기의 나눔을 넘어 나 자신은 물론 이웃과 소통하게 하는 치유제이다. 이 글이 불우한 이웃에 대한 나눔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이 “합창의 선율은 나만 울린 것은 아니었다. 함께한 모든 사람들의 가슴, 가슴을 흘러넘치게 만”들었다는 언술에서도 읽을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요구하는 소통과 나눔이라는 키워드를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글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장이 안정되어 있고, 주제 구현에도 무리가 없다. 당선을 축하하며 좋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기를 바란다.
'월간 수필과 비평 > 수필과비평 신인상 수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간 『수필과 비평』 2015년 3월호[제161호]의 신인상 당선작가분들을 소개합니다. (0) | 2015.03.05 |
---|---|
월간 『수필과 비평』 2015년 2월호[제160호]의 신인상 당선작가분들을 소개합니다. (0) | 2015.02.12 |
월간『수필과 비평』 2014년 12월호[제158호]의 신인상 당선작가분들을 소개합니다. (0) | 2014.12.07 |
월간『수필과 비평』 2014년 11월호[제157호]의 신인상 당선작가분들을 소개합니다. (0) | 2014.11.02 |
『수필과 비평』 2014년 10월호[제156호]의 신인상 당선작가분들을 소개합니다. (0) | 2014.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