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수필과 비평/수필과비평 신인상 수상자

월간『수필과 비평』 2014년 12월호[제158호]의 신인상 당선작가분들을 소개합니다.

신아미디어 2014. 12. 7. 11:21

수필과 비평』 2014년 12월호[제158호]의 신인상 당선작가분들을 소개합니다. 좋은 씨앗을 많이 뿌리는 농부로 성장하시기를 기대합니다.

  

   ≪수필과비평≫은 작품수준, 신인다운 치열한 작가정신, 앞으로 창작활동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작품을 신중하게 검토하여 다음과 같이 신인상 당선작을 결정하였습니다.

  심사위원 | 김상태, 서정환, 유병근, 유인실

  

 

수상작

     | 강정심  <내 안의 사막> 

     | 김정미  <향기에 대하여>

     | 정둘시  <달빛 산책> 

     | 이현순  <바람만 머물다 가는 집>

 

 

 

 

 

 

  

 

신인상 심사평

 

강정심-<내 안의 사막>
   이 글에서는 연륜이 느껴진다. 낙타와 같은 묵중함, 진중함과 함께 글의 세련미도 갖추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의 삶을 낙타가 사막에서 살아가는 여정에 비추어 삶의 의미를 다루는 것은 자칫 낙타와 인간이라는 소재의 클리셰를 반복하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이 글은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토대로 명확하고 단아한 문체로 자기만인 스토리텔링을 구축함으로써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참신함을 획득하고 있다. 글을 이끌어 가는 솜씨가 탁월하다. 구성 방식이 치밀하고 주제의식을 구현하기 위해 끝까지 잃지 않는 긴장감 역시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보편적 진리를 환기시키는 데 부족함이 없다. 당선을 축하드린다. 오래도록 좋은 글을 쓰리라 기대된다.

 

 

김정미<향기에 대하여>
   
일상의 삶을 ‘향기’와 고리를 잇대고 있는 3단원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이런 형태의 작품은 각 단원마다 갖는 글의 짜임과 그 특성을 살림으로써 개성 있는 좋은 작품으로 나갈 수 있다. 1, 2 그리고 3이 갖는 각 단원은 서로 독립적이면서 하나의 주제지향으로 결집되는 맛을 보여야 한다. 그런 점을 <향기에 대하여>가 나름대로 잘 소화시키고 있는 함축성이 새롭다. 화장실을 차지한 곰팡이를 제거하고자 락스를 사용한 것에서(1), 빨랫감의 냄새(2), 그리고 인간의 냄새로 이어지는(3) 점층법에서 작품의 묘를 추구하려는 수필정신이 보여 믿음직스럽다. 냄새는 인간을 성숙되게 하는 길임을 이 작품이 말하고 있음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런 점으로 작품은 새삼 향기를 드러낸다. 꾸준한 노력으로 가장 은은한 향기를 갖는 수필가로 우뚝 서길 바란다. 당선을 축하한다.

 

 

 

정둘시<달빛 산책>
   이 글은 삼십 년 전, 한 마을이나 다름없는 이웃 마을로 시집을 가면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글이다. 남녀가 유별하고 가족 공동체의식이 강했던 시대에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보여줌으로써 당시 우리 사회에서 ‘결혼’을 얼마나 신중하게 여겼는지를 환기시켜 준다. 결혼을 앞두고도 남의 이목이 두려워 그 사실을 당당하게 드러내 놓지 못한다는 일은 요즘 사회에서는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불과 얼마 전의 우리 사회의 한 모습이었다. 낮에 예비 시댁에 인사를 가지 못하고, 부득불 어두운 밤에라도 다녀와야 하는 추석 무렵 달빛 아래서의 당시 상황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글의 후반부까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차분하게 밀고 나간 점이 돋보인다. 현재-과거-현재의 시간적 구성을 통해 허세스럽지 않게 삶의 아름다운 자세를 창출해 낸 글이다.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현순<바람만 머물다 가는 집>
   부모가 되지 않으면 부모 마음을 모른다고 흔히 말한다.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면서 나이가 웬만큼 들어야만 비로소 부모의 마음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작자는 시골에 혼자 사시는 엄마를 이따금 애들과 함께 찾아가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왔던 모양이다. 특히 감이 익어갈 무렵 엄마와 감을 땄던 기억, 홍시가 된 감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 등은 지울 수 없는 추억이 되고 있다. 그때는 엄마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 내가 베푼 효행이나 되는 듯이 생각했지만 세월이 한참 지나고 나니 그것이 아니었다. 감을 딸 때의 수고로움 때문에 감나무를 베어버리자고 엄마에게 지청구를 했던 일을 후회하고 있다. 감나무들이 사라진 뒤에야 그 허탈감을 느끼면서 감나무가 그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를 깨닫는다. 후회해도 이미 소용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바람만 머물고 있는 집’은 이런 희비가 얽힌 착잡한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여러 가지 다른 이미지를 잘 버무려서 한 폭의 그림으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산문시 같은 수필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선에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