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옆에 따스한 햇살보다 더 포근해 보이는 빨간 우체통이 있다.
저 우체통에는 어떤 무수한 사연들이 숨어 있을까.
기쁘고 슬픈 갖가지 사연들이 들락날락했으리라.
우체통 옆에는 국화며 맨드라미 등 갖가지 꽃들이 활짝 피어 있다. 화려한 색상의 꽃을 말갛게 비추는 햇살을 보면서 내 마음속의 생각들도 저렇게 밝고 아름다웠으면 하고 소망해 본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피고 시드는 꽃들, 돋아나고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며 또 한 해가 얻은 것 없이 가는구나 하고 절망했던 지난날들. 결혼해서 십 년이 넘는 세월을 그저 자식만 있게 해 달라고 빌면서 자식이 전부인 양 살아왔다. 이제 그렇게 고대하던 자식을 한꺼번에 둘이나 얻었는데도 내 얼굴은 흐렸다 맑았다 한다. 그 간절했던 마음은 어디 가고 쌍둥이의 재롱에 밝은 얼굴이 되었다가도 남편이 미울 때나 피곤하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곤 한다. 소원하던 자식을 가졌건만 내 인생에서 거둘 것이 없는 허허로운 빈 가슴만 울려오기 때문일까.
봄부터 가을까지 자연의 순리에 따라서 꽃피고 잎 돋아나고 열매 맺는 자연을 보며 내 빈 뜨락에는 언제 튼실한 열매가 맺힐까 생각해 본다.
- 본문 <간이역 우체통>에서
모임득 ---------------------------------------------
충북 증평에서 태어나서 한국방송통신대학 영어영문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주최‘사이버문학공모전’대상, 시흥문학상 금상, 2006년《수필과비평》신인상을 수상했다, 수필과비평작가회, 푸른솔문학회, 청주문인협회 회원, 시전문 계간지《딩하돌하》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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