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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수필과비평』[2019년 1월호, 통권207호 I 세상 마주보기] 새 희망의 날개를 달다 - 함용정

신아미디어 2019. 2. 20. 10:46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것은 문인들의 소망이다. 그 노력은 문인들 몫이며, 역할과 책임도 중요하다. 수필 월간지는 훌륭한 교과서이다.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사유의 깊이를 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해 첫날 아름답고 장엄하게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며 소망을 가졌다. 희망의 날개를 달고 힘차게 날아가 보자."


 




   새 희망의 날개를 달다      -    함용정


   무술년戊戌年이 가고 기해년己亥年이 찾아왔다. 한 해의 계획은 연초에 세우고,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세운다. 연말·연초 사람들은 일출을 보기 위해 명소를 찾고, 가까운 산을 오른다. 새해 일출을 바라보면서 한 해의 소원을 빌고 뜻을 마음속에 다진다.
   현대인들은 바쁘게 살아간다. 나이든 사람은 공통적으로 좋은 세월을 어떻게 보냈는지 또 어찌나 빠르게 지나갔는지 알 수가 없다고들 한다. 세월은 살과 같다.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여보게, 시간이란 각자 사람에 따라서 자기 속도로 달리는 것이라네.” 라고 하였다. 각자 주어진 환경 속에서 시간은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바쁘게 살다가 잃어버린 시간도 있다.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근간은 시간이다. ‘ 공간의 기하학에 있는 시간은 심리학에 있다.’라고 한다. 사람이 살아가고 것은 그 마음에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새벽에 그날의 할 일을 많이 생각을 한다. 어찌 보면 중요하다.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생각을 하게 되고 때로는 결단을 하여야 한다. 옛날 초저녁잠이 많으셨던 어머니, 일찍 자리에 누우셨지만 한순간 짧게 주무시고는 일어나 잠을 자지 않은 사람처럼 하루의 할 일을 새벽에 다 해치우시곤 하셨다. 가족들의 건강을 위하여 찬을 준비하는 소리로 공부하는 나에게는 새벽이 찾아 왔음을 알려 주셨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찬송 소리. 지금은 들을 수가 없다. 우리 집은 찬송을 듣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였다. 아내는 어머니를 닮았는지 새벽같이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것은 기독교 방송을 온 식구가 다 들을 수 있도록 은은하게 켜두는 것이다. 새벽부터 빨래를 할 때에도 음악을 들으면서 했다. 그래야 힘이 난다는 것이다. 세탁기가 있음에도 굳이 손빨래를 고집하였던 아내. 새벽을 황금처럼 사용하였던 어머니와 사랑하는 아내는 어느덧 밤하늘 별처럼 먼 곳에 홀로 빛나고 있어 가까이 다가설 수 없고 바라만 볼 수 있다.
   지난해 가장 큰 소망은 건강 지키기였다. 모든 사람들의 소망도 한결같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적절한 음식물 섭취와 운동, 적성에 맞는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틈나는 대로 등산과 걷기운동을 실천하였다. 때로 여행을 하면서 글을 쓰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기해년 계획도 별반 다름이 없지만 여행을 즐겨하고 싶다. 지난해부터 무작정 혼자 떠나는 여행 마치 오래된 것처럼 다녀오곤 했다. 물론 단짝 친구들과 동행하는 계획적인 여행도 다녀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자꾸 내 가슴속에서 부르는 소리가 있다. 바람이었다. 나를 부르는 소리. 발걸음을 내딛게 만드는 그 무엇이 나를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을 다녀옴으로 해서 얻는 가장 큰 기쁨은 가슴속에 추억을 쌓고, 그곳에서 얻는 신선한 바람을 몸소 체험하고 오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나만의 시간을 갖고 자유로움을 얻는 것이다. 때로 마음속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도 갖는 것이다. 이제는 새 힘을 얻어 미래의 삶을 꿈꾸고 싶다. 세상 내 마음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행복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싶다. 바람아, 이제는 나를 또 다른 세계로 인도하려무나. 여행은 나에게 삶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다.
   글을 쓰는 문인이라면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글을 써서 몇 년에 한번은 작품집 발간하는 것이 정상인 것처럼 느꼈었다. 아직까지 수필집 하나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이삼 년 후쯤 발간 계획을 갖고 있다. 한때는 시의 매력에 푹 빠져서 동료 시인 대여섯 명과 문학회를 조직하여 동인 시집을 십여년간 매년 발간하는 열정의 시간도 있었다.
   영국의 전설적인 ‘퀸(QUEEN)’ 보컬그룹에 관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았다. 잔잔한 내 마음에 불을 지핀 장면이 있었다. 명곡 탄생하는 과정을 리얼하게 표현한 장면이 인상적이다. 일부 지방에서는 작가에게 일정한 기간 동안 장소를 제공해서 작품을 쓰도록 지원하는 곳이 있다. 좋은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문인도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하여 때로 몰입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글은 감정의 언어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좋은 작품을 읽는 사람에게 마음의 양식을 가져다준다. 글은 사람에게 정신적인 안정감과 육체적인 안정감까지 가져다준다. 또한 책을 읽는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명약이기도 하다. 학생시절 교과서에 실린 몇 편의 수필과 시, 감동적인 소설로 인하여 내게 삶의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좋은 작품은 감정의 변화를 이끌어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가져다준다. 글은 사람의 마음과 생각의 변화까지도 가져온다. 그래서 사람을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도 만드는 것이다. 좋은 작품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로 이루어진다. 희망적인 글을 읽는 사람은 잠재 능력을 배가시키기도 한다.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것은 문인들의 소망이다. 그 노력은 문인들 몫이며, 역할과 책임도 중요하다. 수필 월간지는 훌륭한 교과서이다.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사유의 깊이를 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해 첫날 아름답고 장엄하게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며 소망을 가졌다. 희망의 날개를 달고 힘차게 날아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