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문예연구』 제 70회 평론 부문 신인문학작품 수상자 '이정훈'님을 소개합니다.
문예연구 제 70회 평론 부문 신인문학작품 수상자를 소개합니다.
평론 부문 수상자: 이정훈
당선작: 노동현실과 인간존재의 경계에서
— 백무산시의 변모과정
심사평
노동시를 읽는 한 방식
오랜만에 평론 부문에 투고한 이정훈의「노동 현실과 인간 존재의 경계에서」를 읽었다. 그의 평문은 촌스럽다. 한물간 알튀세르를 호출한 것도 모자라 노동 귀족을 질타하는 사회 일각의 목소리가 엄연한 실정에, 노동자시인 백무산을 논제로 삼았다. 그의 고집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노동이 자본의 굴레에 갇혀서 팔다리가 잘려나간 요즘의 형국이다. 인류가 지구에 출현한 이래, 노동은‘신성’한 소임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노동이 갖가지 의미를 거느린 것도 모자라 그것을 자가생산하며 자본주의적 속성을 내면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에 등장한 백무산은 여느 노동자 시인들이 떠나가버린 지금도 여전히 노동을 시화한다. 노동이 시로 쓸 만치 가치로운지에 대한 질문은 차치하고서라도, 그의 고투는 인간의 실존적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이정훈은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평론에 착수했을 터이다. 문맥에 배어 있는 거칠면서도 조심스러운 접근 자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그와 같은 신뢰감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시 읽기가 자세하지 못하다. 평론은 텍스트의 주밀한 분석이 이루어진 바탕 위에서 출발한다. 지금처럼 쓸거리를 미리 정해 놓고 논리로 하여금 뒤따르게 하기보다는, 물질적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고 나서 추상적 논리를 덧붙여 가기 바란다. 그러다 보면 지금보다도 훨씬 더 ‘사회에 대한 시의 윤리적 책임’을 묻기 쉬우리라. 건투를 빈다.
— 편집위원 일동
당선소감
제주에서 여수로 돌아오는 길, 많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한 세기 동안 우리 현대사에는 무수히 많은 일들이 오갔지만,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사건들이 우리 맘을 오래토록 아프게 합니다. 바로 글을 쓰는 이유도 잊을 수 없는 일과 잊힌 사람들을 기억하고 평가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나아가 오늘을 비추어 나은 내일로 향함이 아닐까요. 글 쓰는 일에 늘 힘이 되어주신 여수작가회의 이옥근 회장님과 회원님들, 공부하는 길에 동행이 되어주신 황선열 평론가님, 존경하는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식구들,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부족한 작품을 택해 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한 맘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