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애 수필집 "반 평짜리 사랑방"을 소개합니다.

소녀의 가슴과 어른의 눈으로 하는 글쓰기!

 

   이제 10층 아줌마도 유식이 할아버지도 더 이상 나를 찾지 않는다. 부지런함도 씩씩함도 다 자리를 비우고 떠나버렸다. 멍하니 쉬고 있는데 세 살 배기 선아가 엄마에게 안겨서 내 집 문을 연다. 제 엄마가 가리키는 대로 집 층수와 닫힘 판을 꼭꼭 누르는데 손이 나무의 새순을 닮았다. 하루살이에게 내일을 설명한들, 매미에게 내년을 설명한들 그깟 미물들이 알아들을 리 없겠지만 그래도 선아는 곧 또래들과 함께 내일을, 내년을 알아듣는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그때 가서 선아에게 내가 알아듣지 못했던 말들을 물어봐야겠다. 그때도 사람들은 여전히 분주하게 내 반 평짜리 사랑방을 드나들까?

-「반 평짜리 사랑방」에서

 

 

 

 

목   차

1부
수입리의 겨울 ㆍ 12
적당량 ㆍ 16
쪼깐이들 ㆍ 20
아니나 달라? ㆍ 24
상큼한 사이 ㆍ 28
끈 ㆍ 32
승찬이 ㆍ 36
물총새 ㆍ 40
빠름과 느림 ㆍ 44
휘파람 ㆍ 58
손익 계산 ㆍ 52

2부
수입리의 7월 ㆍ 62
나 어떡해 ㆍ 66
마실 ㆍ 70
만약에 ㆍ 74
딸기밭 ㆍ 78
누구랑 어디서 ㆍ 82
게으름이 주는 것 ㆍ 86
반 평짜리 사랑방 ㆍ 89
선생님의 군화 ㆍ 94
카알~ 갈아요 ㆍ 99
2017년 입춘이 두 번 ㆍ 103

3부
도깨비불 ㆍ 110
게 맛 ㆍ 115
성운 씨 ㆍ 119
민원실의 덤앤더머 ㆍ 124
행인 ㆍ 129
네 살배기들 ㆍ 133
꿈 ㆍ 138
꽃밭에서 ㆍ 142
화답 ㆍ 146
연분홍치마 ㆍ 150
거슬러 오르는 일 ㆍ 154
바탕색 ㆍ 158

4부
떼어내기 ㆍ 162
자꾸만 눈물이 나요 ㆍ 166
눈길 스케치 ㆍ 170
발이 여섯 개 ㆍ 174
이정미와 박근혜 ㆍ 178
외톨이 ㆍ 181
손가락 ㆍ 186
리필 ㆍ 190
상전의 길 하인의 길 ㆍ 194
샹그리라 가는 길 ㆍ 198
이제는 ㆍ 201

 

축하의 글 · 작품 해설 ㆍ 205